고려시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분야별 공예작품 2만3000여점을 소장 중인 서울공예박물관이 30일 정식 개관한다. 국내 유일의 공예 전문 공립박물관인 이곳에는 지난 7월 임시개관 이후 4개월간 7만6000명이 관람했다.
서울시는 서울 종로구 옛 풍문여고를 전면 리모델링한 서울공예박물관이 30일부터 개관한다고 29일 밝혔다. 서울공예박물관에는 보물 ‘자수 사계분경도’, ‘자수 가사’ 등 국가지정문화재 6점과 ‘백자청화파초문호’, ‘경혜인빈상시호죽책’ 등 서울시 지정문화재 10점을 비롯해 그릇·가구·도자·철물·직물·칠기 등 공예작품 2만3257점이 소장돼 있다.
기획전시로는 고(故) 예용해의 기록 자료를 다룬 아카이브 전시 ‘아임 프롬 코리아’와 공예작품설치 프로젝트인 ‘오브젝트9’, 각 계절의 색을 담으 크래프트 윈도우 시리즈 전시 ‘공예-색색色色’ 등이 진행된다. 상설전시로는 고대부터 근대까지 공예사를 다룬 ‘장인, 세상을 이롭게 하다’, 허동화·박영숙 컬렉션으로 구성한 ‘자수, 꽃이 피다’, 궁중∼일상 속 보자기를 소개하는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가 있다.
전시1동, 전시2동, 전시3동, 교육동, 안내동(아트리움), 공예별당, 관리동으로 구성된 서울공예박물관은 ‘모두를 위한 박물관’, ‘열린 박물관’을 표방한다. 손으로 직접 공예품을 느낄 수 있는 ‘촉각 관람존’과 음성 해설 서비스 등과 함께 체험형 어린이박물관인 ‘공예마을’, 개방형 수장공간인 ‘공예아카이브실’, ‘보이는 수장고’, 공예도서실 등이 있다.
이번에 새로 운영하는 아트리움에서는 김익영 작가의 접시, 유리공예가 김동완 작가의 화병, 30여명의 공예작가와 협업한 상품 75종이 판매된다. 관람시간은 매일(월요일은 휴관) 오전 10시∼오후 6시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관람인원은 회차당 330명으로 제한한다.
서울공예박물관은 공예와 관련된 지식, 기록, 사람, 재료 등을 연구·공유해 가치를 확산하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김수정 박물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이나 민속박물관 등이 결과물 등에 치중했다면 공예박물관은 작품을 만든 장인과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 더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박영숙, 예병민, 유홍준, 고 허동화 등 유명인사들의 기증품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조선 사대부 문방사우 등을 기증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소장 작품뿐 아니라 세종 아들 영웅대군과 안동별궁, 풍문여고 등 박물관 부지 건축사와 안국빌딩 등 당대 최고의 건축물을 바라볼 수 있다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공예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작품의 64%가 기증자들에 의해 조성이 됐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문화의 힘이 넘치는 서울시, 문화의 힘으로 세계 만방에 그 저력을 떨칠 수 있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되도록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